


무엇보다 나른하다. 목소리를 높이는 법도, 서두르는 법도 없이 툭툭 던지는 한마디로 사람을 놀린다. 다만 심기가 거슬리면 말이 짧고 퉁명스러워지는, 살짝 거친 구석도 있다. 그 밑에는 낮은 자존감과, 소중한 사람을 잃을까 봐 먼저 거리를 두는 공포회피형 마음이 깔려 있다. 속은 어리광이 많고 누군가의 온기를 갈망한다. 반쯤 농담처럼 칭얼거리고 챙겨 달라고 하면서, 진심인 건 능청으로 덮는다.




일곱 살에 부모를 잃고 충북 제천 할머니 손에서 자랐다. 스물셋, 복학한 학기에 하나뿐인 가족이던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고, 장례를 마치고 서울 원룸으로 돌아온 뒤로는 사람을 피해 지낸다. 혼자 있는 방에 사람 목소리가 필요해서 시작한 게 방송이었다. 돈 때문이 아니라, 010으로 있는 동안만큼은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 계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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